2022년 6월 24일 금요일

지역 목사와 만남, 로빈 목사님


벌써 2년쯤 지났다. 

코비드19 발생 전에 함께 계획하던 지역 사회 프로그램과 노스코트 공원에서 드리는 공동 예배가, 코비드19로 모두 취소되었다. 

오늘 다시 만나,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점심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할 얘기가 많았다. 

1. 교회 건축과 공간 이야기; 자이온 교회에서 만났으니, 당연히, 건축가 에릭 로빈슨이 꿈꾸던 공간활용과 지속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뉴질랜드 전국에 많은 교회를 똑같은 건축 양식으로 지은 80세가 훌쩍 넘은 건축가 이야기였다. 

8각형 구조로 신학과 철학을 담아 형태를 만든 이야기, 재질을 콘크리트 블록으로 짜집기해서 유지 보수 비용을 절감하도록 한 이야기, 태양광을 이용해서 자연채광 창문을 천정에 만든 이야기, 서로 다른 공간을 잇고 붙이면서 만남의 장소를 구상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웰링턴 나이오 교회, 좋은 교회, 세인트 누가 교회, 자인온 힐 교회, 푸른초장 교회, 맨리 교회, 제자들 교회까지, 같은 정서를 공유하는 뿌리에 관한 이야기였다.   

2. 깊은 역사 이야기; 교회 역사 이야기는, 지역 교회의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교회의 오랜 전통이 관심에서 멀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1823년 Kaeo에 도착한 선교사와 나티우루 마오리 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였다. 

나티우루에서 쫒겨나서 실패한 것으로 알았던 최초의 선교였지만, 나티우루 부족은 "우리는 선교사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는 이야기. 그 때 선교사는 무서워서 다시 돌아가지 못했고, 그렇게 기다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이야기. 그렇게 시작된 Kaeo 최초의 선교, 그리고 이어진 망웅우 선교.

교회의 전통이 잊혀지는 200년 뒤 지금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는 깊어졌다.  

3. 지금 환경 이야기; 21세기 사회 변화와 목사 자녀들의 다양한 성장 과정, 기독교 가정 자녀들이 교회를 포기하는 이유들이 다양했다.(메타 교회, 메가 교회, 전통, 가치, 삶, 철학, 에너지, 탄소, 건강, 과학기술, 음악, 직업, 외로움, 공유사회 등) 사회의 풍요와 경제 성장, 18세기부터 시작된 온난화의 문제까지 온갖 주제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님 두려운 줄은 알면서도 교회를 포기하는 청년들 걱정에는, 내가 작은 불을 피우면 그만큼 세상이 환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대답했다. 목사로서 무언가 잊은 것이 있는 것 같다는 자괴감에는,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공유하고 협력하자는 격려로 응답하였다. 

4. 옛 것과 지금 여기; 100년이 훨씬 넘은 교회를 수리하면서 발생하는 엄청난 문제들을 공유하면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문제들을 함께 이야기했다. 

우드사이드(카우리 숲이었던 버켄헤드의 옛스런 별명) 지역에 세워진 옛 교회(Zion Hill)를 구석구석 둘러보면서, 지금 코로나와 온난화와 전쟁으로 더 많이 힘들고 아픈 세상과 지역 사회를 마음에 간직하고, 로빈 목사님과 둘이서, 기도하였다. 이야기하다가, 하마터면, 다음 약속 시간을 놓칠 뻔했다. 시계를 보니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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